탱고 의상,신발

가치를 보는 눈

땅고 드레스를 디자인하다 보면, 같은 디자인이라도 어떤 원단을 사용하느냐, 입는 사람의 체형과 피부색, 키에 따라 완전히 다른 느낌의 옷이 됩니다.

결국 옷은 그 사람이 가진 고유한 서사를 원단으로 펼치는 정교한 작업인 셈입니다. 내 몸과 원단의 성질을 이해하지 못한 채 남이 입은 옷을 보고 따라 입었을 때 맵시가 나지 않듯, 타인의 성취를 동경하며 자신의 춤을 잃어버리는 일 만큼 안타까운 것도 없습니다.

그런데 사람들을 바라보다 보면, 가끔 이 사람이 가진 각자의 ‘고유함 ‘을 잊은 분들을 마주하게 됩니다. 풀은 꽃을 질투하지 않고, 나무가 꽃을 질투하지 않는 것은 그들이 각자의 계절과 시간을 온전히 살아가고 있음을 알기 때문입니다.

저는 아름다운땅고아카데미에서 실비아님을 지켜보며 땅고 뿐만 아니라 디자인에도 많은 영감을 받습니다. 그녀의 춤이 눈에 띄게 깊어지는 것은 결코 운이 아니었습니다. 율리우스 선생님의 가르침을 온전히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한 그녀의 눈물겨운 노력들이 비로소 아름다운 결과로 제 눈 앞에서 피어나고 있는 것입니다.

변화는 그냥 만들어 지지 않습니다. 타인의 성취를 보며 그 뒤에 숨겨진 치열한 과정을 읽어내는 것, 그 ‘가치를 보는 눈’을 기르는 것은 우리가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가장 적극적인 변화의 방법입니다.

저 역시 가끔 제 춤이 막힐 때가 있지만, 아직 모르는 것이 많다는 사실을 인정하려 노력합니다. 스스로 겸허해지니 타인의 성취가 질투의 대상이 아닌, 내가 나아갈 길을 비춰주는 고마운 영감이 되었습니다.

내 곁에 찬사를 보낼 만한 대상이 있고, 내 삶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자세로 땅고를 대하고 있다면, 이미 원하는 목표에 다다르고 있다는 가장 확실한 신호가 아닐까요.

어쩌면 우리는 스스로 경험해 보지 못해서 모르고 있을 뿐, 훨씬 더 큰 잠재력을 가진 존재일지도 모릅니다. 이제는 타인의 장점을 발견하듯, 스스로의 장점을 더 깊이 발전시켜 인생이라는 무대 위 가장 아름다운 실루엣의 주인공이 되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