탱고 의상

나를 아는 것, 아름다움의 시작

“당신은 당신의 몸을 얼마나 알고 있나요?”

땅고를 배우기 전, 제 몸은 ‘가려야 할 것들’의 집합소였습니다.
특히 심하게 휜 ‘오다리‘는 제 가장 큰 콤플렉스였습니다.

거울 속 제 다리 라인이 미워 보여,
늘 발목까지 내려오는 긴 치마나 넉넉한 바지 뒤로 나를 숨기기 급급했습니다.
그때의 제게 옷은 나를 표현하는 도구가 아니라, 결점을 감추기 위한 견고한 ‘방패’였습니다.



다리의 라인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땅고라는 춤을 시작하면서도,
사실 마음 한구석엔 늘 두려움이 있었습니다.
‘이 다리로 우아한 선을 만들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이 저를 자꾸 움츠러들게 만들었죠.


결점은 지우는 것이 아니라, 다루는 것

하지만 아름다운땅고아카데미에서 율리우스 선생님께 지도를 받으며,
저는 몸에 대한 전혀 새로운 관점을 배우게 되었습니다.

선생님께서는다리의 모양 그 자체보다, ‘몸의 중심(Axis)’을 어떻게 세우고
‘에너지의 흐름’을 어떻게 끝까지 전달하는지가 훨씬 중요하다
고 가르쳐 주셨습니다.

무작정 다리를 곧게 보이려 애쓰는 대신, 골반의 정렬을 찾고 발등의 각도를 섬세하게 조절하며
내 몸을 있는 그대로 컨트롤하는 법에 집중했습니다.


정확함보다는
움직임의 본질에 익숙해지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러자 놀라운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정확한 중심 이동과 연결에 집중하며 춤을 추는 찰나,
거울 속의 제 다리가 더 이상 ‘휜 다리’로 보이지 않게 된 것입니다.

오히려 그 곡선이
땅고 특유의 역동적인 움직임 속에서 나만의 독특한 결이 될 수 있다 것을 깨달았습니다.



결점은 없애야 할 적이 아니라, 내가 어떻게 다루느냐에 따라
나만의 ‘시그니처’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몸소 체험한 것입니다.



방패를 벗고, 당당한 라인을 입다

이제 저는 더 이상 긴 치마 속으로 도망치지 않습니다.
콤플렉스를 이해하고 나니, 비로소 내 몸의 특징에 맞는 최적의 라인이 무엇인지 보이기 시작습니다.

어느 각도에서 다리 라인이 가장 아름답게 분산 되는지,
움직임의 순간에 어떤 실루엣이 결점을 장점으로 승화시키는지 스스로 실험하고 체득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개인적인 극복의 과정은 제가 만드는 의상의 핵심 철학이 되었습니다.
나를 온전히 알게 되었을 때 느끼는 그 해방감과 당당함을,
저와 비슷한 고민을 가진 다른 땅게라들에게도 선물하고 싶어졌기 때문입니다.


[아래 영상은 제가 율리우스 선생님과 함께 촬영한 유튜브 영상입니다.
영상을 통해 제가 어떻게 제 몸의 선을 찾고, 당당하게 춤추게 되었는지 확인해 보세요.]

나’ 다움, 그 깊은 울림

우리말의 ‘아름답다’가 ‘나답다’ 에서 왔다는 의미를 다시금 되새겨 봅니다.
완벽한 체형을 가진 사람만이 아름다운 것이 아니라,
자신의 특징을 정확히 이해하고 그것을 당당하게 춤으로 풀어내는 사람이 가장 아름답습니다.

휜 다리를 고민하던 수줍은 학생에서,
이제는 그 선마저 사랑하게 된 디자이너 Rosa 로서 여러분께 묻고 싶습니다.

“여러분의 콤플렉스는 무엇인가요? 그것을 너무 미워하지 마세요.
땅고 안에서 우리는 그 결점마저 가장 아름다운 언어로 바꿀 수 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