탱고 음악

탱고 명곡 산책 : El Choclo(엘 초클로)

앙헬 비욜도(Ángel Villoldo)가 1903년에 작곡한 아르헨티나 탱고의 대표적인 명곡으로, 탱고가 유럽과 세계로 퍼져 나가는 데 큰 역할을 한 작품으로 평가 받습니다. 처음에는 기악곡으로 작곡되었지만, 후에 여러 버전의 가사가 붙여졌지요. Juan Carlos Marambio Catan(1930)과 Enrique Santos Discepolo(1946)의 가사가 대표적입니다. 원곡의 인기에 힘입어 재즈나 팝으로도 편곡되어 연주되었는데, 루이 암스트롱의 “Kiss of Fire”가 유명합니다.

❖ El Choclo 엘 초클로 감상

Tango 공연에서 자주 사용되는 버전의 연주는 차분하고 서정적인 까를로스 디 살리(di Sarli) 악단의 연주와 특유의 바리아씨온이 돋보이는 박자의 제왕 후안 다리엔소(D’Aariezo) 악단의 연주를 손꼽을 수 있습니다. 우리 아땅에서는 중급 커리큘럼 중 하나로 바리아씨온 연습을 위해 다리엔소 악단의 El Choclo에 맞춘 안무를 배웁니다.

  • 까를로스 디 살리 오케스트라가 연주한 El Choclo 를 감상해 보세요.
  • Tita Marello 가 부르는 El Choclo, 공연의 한 장면이지만 100년 전 부에노스아이레스 거리의 모습을 엿볼 수 있습니다. 특히 아래에 번역된 가사로 부르는 노래를 들어볼 수 있습니다.

♫ 엔리케 산토스 디세폴로의 “El Choclo” 가사 및 번역 (Silvia, 아름다운땅고아카데미)

Con este tango que es burlón y compadrito se ató dos alas la ambición de mi suburbio;

조롱과 허세로 가득한 이 탱고와 함께 변두리의 내 야망은 두 날개를 달았지.

con este tango nació el tango, y como un grito salió del sórdido barrial buscando el cielo;

이 탱고와 함께 탱고는 태어났고, 음침한 진흙탕에서 포효하듯 하늘을 향해 솟아 올랐어.

conjuro extraño de un amor hecho cadencia que abrió caminos sin más ley que la esperanza,

리듬으로 빚어진 사랑의 기묘한 주문이 희망 외에는 아무런 규칙도 없는 길을 열었지.

mezcla de rabia, de dolor, de fe, de ausencia, llorando en la inocencia de un ritmo juguetón.

분노와 고통, 믿음과 부재가 뒤섞여 장난기 어린 리듬의 순수함 속에서 울부짖고 있었지.

Por tu milagro de notas agoreras nacieron, sin pensarlo, las paicas y las grelas,

미래를 점치는 음표들이 만든 너의 기적 덕분에 생각지도 못한 사이에 ‘파이카’와 ‘그렐라’들이 태어났지.

luna de charcos, canyengue en las caderas y un ansia fiera en la manera de querer.

물웅덩이에 비친 달빛, 엉덩이를 타고 흐르는 ‘깐젱게’, 그리고 사랑하는 방식에 담긴 거친 갈망

깐젱게 : 부에노스아이레스 하층민 사이에서 형성된 2/4박자의 리드미컬한 춤, 탱고의 원형 중 하나

Al evocarte, tango querido,

사랑하는 탱고여, 너를 떠올릴 때면,

siento que tiemblan las baldosas de un bailongo y oigo el rezongo de mi pasado.

댄스홀의 타일들이 떨리는 것이 느껴지고, 내 과거의 푸념이 들려오지.

Hoy, que no tengo más a mi madre

오늘, 더 이상 내 곁에 어머니는 없지만

siento que llega en punta ‘e pie para besarme

나에게 입 맞추어 주려고 발끝으로 다가오시는 것이 느껴지지.

cuando tu canto nace al son de un bandoneón.

너의 노래가 반도네온 소리에 맞춰 울려 퍼질 때.

Carancanfunfa se hizo al mar con tu bandera y en un pernó mezcló a París con Puente Alsina.

카란칸푼파, 거리의 탱고는 너의 깃발을 들고 바다로 나아갔고, 한 잔의 페르노 술 속에 파리와 푸엔테 알시나를 섞었지.

푸엔테 알시나 : 부에노스아이레스의 노동자 지역

Triste compadre del gavión y de la mina y hasta comadre del bacán y la pebeta.

감옥에 드나드는 남자와 그 연인의 슬픈 친구가 되었고, 돈 많은 남자와 소녀의 동료도 되었지.

Por vos shusheta, cana, reo y mishiadura se hicieron voces al nacer con tu destino.

너로 인해, 허세꾼도 경찰도 부랑자도 가난한 자도 너의 운명과 함께 목소리를 얻게 되었지.

¡Misa de faldas, querosén, tajo y cuchillo,

드레스 자락의 미사, 등유의 냄새, 상처와 칼날!

que ardió en los conventillos y ardió en mi corazón.

그것은 빈민가에서 불타오르고, 또 내 심장에서 불타올랐지.

❖ El Choclo 가사 속에 등장하는 속어 “룬파르도(Lunfardo)”

이 가사의 후반부에는 부에노스아이레스 지역의 은어인 “룬파르도(Lunfardo)”가 많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룬파르도는 19세기 후반 아르헨티나와 우루과이의 항구 노동자·이민자들 사이에서 형성된 은어로, 경찰이나 상류층이 자신들의 말을 알아듣지 못하도록 만들어진 언어입니다. 특히 탱고 음악의 가사에 많이 사용되면서 탱고의 정체성을 형성하는 데에 큰 역할을 했습니다. 이 가사도 룬파르도를 통해 탱고 문화가 번성했던 당시 부에노스아이레스의 느낌을 생생하게 표현합니다.

  • 파이카와 그렐라들 : 부에노스아이레스 속어(lunfardo)로 탱고 문화 속의 젊은 여성들
  • 카란칸푼파 : 룬파르도로 탱고 또는 거리의 삶을 상징하는 단어

❖ El Choclo 가사의 의미

El Choclo의 가사는 탱고가 어떻게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삶과 정서를 담아 세계로 퍼져 나갔는지를 시적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즉, 이 가사는 ‘탱고에 관한 시’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 내용을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탱고는 빈민가의 고통과 열망 속에서 태어나, 희망과 사랑, 분노와 그리움을 리듬으로 승화시킨 예술입니다. 탱고는 모든 계층 사람들의 감정을 대변하는 목소리가 되었고, 그 속에는 파리의 세련됨과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서민성이 녹아 들어 있습니다. 때로는 그리운 어머니의 온기와 과거의 추억을 불러일으키기도 합니다.

이 가사는 탱고가 단순한 춤이나 음악이 아니라, 삶 그 자체를 표현하는 예술임을 보여줍니다.

El Choclo 제목의 의미

이 음악의 제목은 작곡자 Ángel Villoldo가 직접 “El Choclo(옥수수 이삭)”로 지었습니다. 그는 이 곡에 대해 “첫 음부터 이 음악이 정말 좋았는데, 저에게는 옥수수 이삭이 ‘푸체로(puchero)’에서 가장 맛있는 재료입니다.”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푸체로는 항아리 모양의 냄비에 고기, 채소, 곡물 등 다양한 재료를 넣고 푹 끓이는 스페인과 라틴아메리카 전통 음식입니다.

한편, Villoldo는 이 곡을 부에노스아이레스의 고급 레스토랑 ‘El Americano’에서 처음으로 선보였는데, 그곳의 사장 Carlos Posadas의 별명이 바로 El Choclo였고 그에게 이 곡을 헌정하는 의미로 이렇게 제목을 지었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왼쪽의 그림은 El Choclo 악보의 표지입니다. 왼쪽 상단에 ‘나의 친구 호세 론까죠에게’라고 적혀 있는데, 그는 이 곡을 처음 연주해준 피아니스트입니다.

아는 만큼 더 보이는 Tango, 역사와 문화도 함께 알아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