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롱가 데뷔, 언제 하는 게 좋을까? 나는 밀롱가를 즐길 준비가 되었을까?

제가 배우고 경험한 것을 토대로 여성(팔로워)의 기준을 이야기해 볼게요. 아래의 두 가지를 체크해 보시면 됩니다.

1. 팔로우의 기본이 무엇인지 한마디의 말로 설명할 수 있다.
2. 팔로우의 기본을 구성하는 몇 가지 세부 원칙들을 몸으로 실행할 수 있다.

 

1번이 가능하다면, 그것은 땅고의 본질을 이해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1번이 가능해야 연습도 제대로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확신을 가지고 간단명료하게 설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모호하고 복잡한 설명은 결국 몸으로 구현되지 못하기 때문에 의미가 없습니다.

1번이 가능하다면, 내가 2번을 어느 정도로 할 수 있는지 자가 진단도 가능합니다. 2번이 완벽하게 되려면 정말 많은 시간을 들여야 하지만, 아직까지 완벽하지는 않더라도 이것을 계속 의식하면서 평소에 꾸준히 연습하는 것이 무척 중요합니다. 이걸 알고 연습하면 분명 실력이 빨리 늘어요.

이 두 가지가 되면, 여자의 경우는 심지어 배우지 않은 동작도 상대방의 리드만 정확하다면 즉석에서 수행할 수 있는 가능성이 생깁니다. 또 처음 만난 사람과의 춤에 적응할 수 있는 폭도 넓어집니다.

남자들의 리드는 굉장히 다양합니다. 누구에게 배웠는가에 따라서도 리드가 달라지지만, 같은 선생님에게 배우더라도 개인의 특성에 따라, 또 실력 차이에 따라 리드는 굉장히 달라집니다. 팔로우의 기본을 알고 실행할 수 있으면, 이런 다양한 리드를 읽어내고 즐길 수 있는 여유가 점점 늘어납니다.

어떤 선배 땅게라가 밀롱가에 가기 전에 멋진 말을 하는 것을 들어본 적이 있습니다.

"어떤 리드라도 다 받아주겠다!!!"

춤 잘 추는 팔로워는 이런 마음으로 밀롱가를 간다고 합니다. 저는 이 말이 참 멋지게 들렸어요. ^ㅇ^b



"Milonga sentimental", Acrylic on Wood, 120x100cm year 2011. Martha Escondeur

출처 : Milonga sentimental by martha escondeur (2011) : Painting Acrylic on Wood - SINGULART

 

팔로우의 기본을 갖추는 것이 땅고에서 중요한 이유는, 땅고가 다른 춤과 달리 즉흥으로 추는 춤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것이 땅고의 진짜 매력이지요. 팔로우의 기본이 준비되면 그때부터 정말로 밀롱가를 즐길 수 있게 되는 것 같습니다.

상대방의 리드에 집중하고 호흡을 맞춰나가는 즐거움, 사람마다 다른 고유한 개성들을 경험하는 즐거움들을요. 땅고 한 딴다가 한 곡으로 끝나지 않고, 세 곡, 네 곡으로 구성되는 이유도 이런 데 있지 않을까요? 서로를 파악하고 서로에게 적응하고 또 함께 다양한 것을 시도해 볼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니까요.

 

팔로우의 기본 : 리드에 따라 어디로든 움직일 수 있는 준비 상태를 회복하는 것.

• 하나의 동작이 끝나면 (          )의 정면으로 돌아온다. 춤을 시작할 때 처음 아브라소를 했던 위치와 각도로 몸을 돌려놓아야 한다. 리더는 동작의 시작을 만들어 주지만, 동작을 마무리하고 다시 준비 상태로 돌아오는 것은 팔로워가 스스로 수행해야 한다.
• 준비 상태로 서있는다는 것은 (           )로 중심을 잡고 서 있는 것을 의미한다. 남자에게 기대지 않고도 혼자 서 있을 수 있어야 한다. 이때 양 무릎을 붙여서 중심축이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게 하고 골반도 수평을 유지하고 있어야 한다.

빈칸에 들어갈 말이 무엇인지 아시겠어요? 수업 시간에 선생님이 늘 강조하시는 내용이에요.

사실 여기에 한 가지 더 추가하고 싶은 내용이 있는데, 그건 제가 최근에야 터득한 일종의 ‘비법’이랍니다. 물론 이것도 수업 시간에 선생님이 계속 말씀하셨던 내용인데, 앞의 두 가지보다 이걸 실제로 하는 게 조금 더 어려웠습니다. 앞의 두 개의 빈칸을 채우실 수 있는 분들께는 제가 따로 소근소근 알려드릴게요~~

이렇게 되려면 얼마나 연습해야 할까요?

아무리 적어도 200시간(주 4시간 * 1년)은 필요한 것 같습니다. 200시간을 배웠는데, 위에서 말한 기본이 아직 되지 않았다면....음...분발합시다. ^^;;

200시간이 절대적인 것은 아닙니다. 누군가는 더 빨리 될 수도, 더 시간이 걸릴 수도 있겠지요? 경력 1년, 2년을 따지는 것은 의미가 없는 것 같습니다. 연습의 성과가 내 몸에 쌓이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단기간에 많은 시간을 연습한 사람이 더 빨리 늘 수 있고, 단체반 수업만 듣는 것 보다는 아무래도 개인 레슨과 개인 연습을 병행하는 것이 훨씬 빨리 늘지요.

 

땅고는 팔로우의 기본을 갖추었을 때 그때부터가 진짜 시작입니다.

그리고,

내 몸을 온전히 내 의도대로 움직일 수 있게 되는 날, 그래서 내 춤이 내 몸에 얽매이지 않게 되는 날을 꿈꾸어 봅니다.